
2026년 1월 9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르네 니콜 굿을 총격해 숨지게 한 사건과 이민 단속 강화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ICE 요원들이 성조기 인근 휘플 빌딩 밖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로이터/타이론 시우
미국 워싱턴주의 한 연방판사가 법원 명령을 두 차례 어기고 구금 중인 이민자를 애리조나와 뉴멕시코의 시설로 몰래 이송한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1만 6,900달러(약 2,270만 원)가 넘는 제재금과 법률 비용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해당 이민자는 이송 과정에서 매번 수시간 동안 수갑과 족쇄를 찬 상태로 이동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주 연방지방법원의 티퍼니 카트라이트 판사는 ICE가 아르만도 베니테스 차베스를 워싱턴주의 노스웨스트 ICE 처리센터 밖으로 이송하기 최소 48시간 전에 통보하도록 한 기존 법원 명령을 고의로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해당 명령이 내려진 지 불과 하루 만에 ICE는 베니테스를 애리조나로 이송했다. ICE 측 변호사들은 법원 명령을 전달받고도 24시간 넘게 내부에 공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베니테스가 워싱턴주로 돌아온 뒤에도 ICE는 며칠 만에 그를 뉴멕시코로 다시 이송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같은 법원 명령을 한 차례 위반한 뒤였다. 심지어 판사가 베니테스의 인신보호청원을 받아들이고 보증금 납부를 조건으로 석방하라고 명령한 이후인 11월 5일에도 ICE는 두 번째 이송을 강행했다.
베니테스는 시설을 옮겨 다니는 동안 수갑과 족쇄를 착용한 채 장시간 이동해야 했으며, 몇 시간씩 잠을 자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서 진술서에서 “잠을 자지 못한 채 쇠사슬에 묶여 있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가족이 보증금을 납부한 뒤인 11월 10일 뉴멕시코에서 최종 석방됐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항공료 498달러(약 67만 원)를 직접 부담해야 했다.
카트라이트 판사는 ICE가 베니테스에게 해당 금액과 불법 이송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5,000달러(약 672만 원)와 ICE의 책임을 묻는 법적 절차에 소요된 변호사 비용 1만 1,455달러(약 1,540만 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과정에서 ICE의 구금·이송 관행을 문제 삼은 법원 판단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법원들은 ICE가 구금자와 변호인에 대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기관에 제재를 가하는 사례를 점차 늘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