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온라인 지지를 만들어낸 인물로 알려진 ‘트롤’ 출신 전략가가 이번에는 우파 소셜미디어 여론이 인위적으로 조성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다만 이번에는 그 여론을 만든 사람이 자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 정치활동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29세 소셜미디어 전략가 알렉스 브루세위츠는 지난 6월 말 터커 칼슨의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그는 이란 전쟁에 반발하며 트럼프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 MAGA 진영 일부를 달래려는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이란 전쟁 종식 합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조직적 영향력 캠페인’의 일부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브루세위츠는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가 이란에서의 충돌을 계속하도록 압박하려는 조직적 움직임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외국 세력의 영향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브루세위츠는 같은 날 데이비드 프라이하이트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도 출연했다.
그는 사망한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파일 공개를 둘러싼 행정부의 부실한 대응도 방어했다.
이란 전쟁 종식 합의에 대한 비판과 마찬가지로, 엡스타인 파일 문제를 두고 행정부를 향한 우파 진영의 분노 역시 어떤 방식으로든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정부 절차를 소셜미디어에서 흥분한 일부 사람들에게 맡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엡스타인 파일 문제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행정부가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강경파들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루세위츠는 프라이하이트에게 소셜미디어에 수준 낮고 감정적인 반응들이 많아 담론을 오염시킨다고 말했다.
또 칼슨에게는 이익단체와 외국 정부의 돈이 인터넷 생태계로 많이 흘러 들어왔고, 이는 미국 민주주의와 국가에 건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팟캐스트에서 언급되지 않은 사실도 있다.
연방선거위원회 제출 자료에 따르면, 브루세위츠의 회사 'X 스트래티지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연계된 정치활동위원회 ‘네버 서렌더’로부터 매달 2만 5,000달러를 받고 있다.
또 두 우파 팟캐스터는 브루세위츠가 지금 비판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의 조직적 온라인 여론전을 과거에 직접 운영해왔다는 점도 짚지 않았다.
브루세위츠는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고문으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부통령 후보였던 JD 밴스에게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의 아이티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고 있다는 근거 없는 인종차별적 주장을 퍼뜨리도록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브루세위츠는 최근 프라이하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위스콘신의 보수 성향 청소년이던 시절 정치 컨설팅에 발을 들인 계기가 ‘트롤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1년이 지난 지금도 어떤 방식으로든 여전히 트롤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밴스가 X에 아이티 이민자 관련 주장을 올린 직후, 트럼프도 이 인종차별적 음모론에 가세했다.
그는 2024년 9월 10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토론에서 이민자들이 개와 고양이를 먹고 있다고 주장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로우스토리가 앞서 보도한 것처럼, 브루세위츠는 당시 토론에서 트럼프의 메시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인플루언서들로 구성된 ‘워룸’을 운영했다.
토론이 시작되기도 전에 브루세위츠가 모은 인플루언서 중 한 명인 ‘립스 오브 틱톡’ 계정 운영자 차야 라이칙은 해당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공유했다.
그 글은 아이티 이민자들이 거위를 들고 있었다는 경찰 신고 내용을 인용한 것이었고, 조회 수는 300만 회에 달했다. 라이칙은 언론이 이 모든 것을 거짓말이라고 말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달 말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이들을 반드시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아이티 이민자들의 임시보호지위를 철회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여름 트럼프 행정부의 국토안보부는 미국에 거주하는 약 52만 명의 아이티인에 대한 임시보호지위를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브루세위츠가 칼슨의 방송에 출연해 소셜미디어에서 흥분한 일부 사람들이 정부를 좌우한다고 불만을 제기하기 하루 전,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아이티인들을 추방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했다.
브루세위츠는 2024년 대선 막판 한 달 동안 트럼프가 여러 팟캐스트에 출연하도록 조율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이 전략은 트럼프가 젊은 남성 유권자층에서 지지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브루세위츠가 트럼프 측을 대신해 칼슨과의 관계 회복에 나선 것은, 트럼프와 측근들이 우파 소셜미디어 담론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다시 영향력을 확보하려 한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브루세위츠는 프라이하이트에게 자신이 이란 전쟁을 둘러싼 MAGA 진영의 균열에 개입하기로 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가 트럼프의 정치 연합을 갈라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소셜미디어에서 하나로 뭉친 강력한 운동이 있었고, 그 목표는 미국을 공산주의자들과 급진 좌파 세력으로부터 구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운동이 쪼개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브루세위츠가 칼슨의 방송에 출연한 것은 칼슨이 다가오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지 며칠 뒤였다.
브루세위츠를 2020년 선거 캠프에 고용했던 전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도 칼슨과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브루세위츠와 칼슨은 방송에서 칼슨의 공화당 지지 철회 문제를 직접 논의하지 않았다. 다만 브루세위츠는 그린의 최근 입장 변화에 조금 실망했다고 말했다.
프라이하이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런 이탈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결국 앞으로 2년 동안 트럼프와 자신들 편에 설 것인지, 아니면 급진 좌파가 다시 권력을 잡도록 놔둘 것인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JD 밴스도 지난달 ‘메긴 켈리 쇼’에 출연해 MAGA 진영 내 비개입주의 세력을 달래려 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과 전쟁 종식 합의에 도달했다는 발표 이후 이스라엘 당국자들과 다른 신호를 보내는 모습도 보였다.
브루세위츠는 이번 기사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프라이하이트에게 자신은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JD 밴스는 대통령의 부통령이고, 대통령의 양해각서를 지지하고 있으므로 자신도 대통령의 합의를 지지한다는 설명이었다.
백악관은 브루세위츠의 언론 출연과 관련한 로우스토리의 질문에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브루세위츠의 회사에 돈을 지급하는 트럼프 측 정치활동위원회 네버 서렌더도 이메일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브루세위츠는 칼슨과 프라이하이트의 팟캐스트에서 친이스라엘 인플루언서 에얄 야코비를 직접 겨냥했다.
야코비는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를 지지하며 활동한 인물이다. 브루세위츠는 야코비가 더 큰 영향력 작전의 일부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브루세위츠는 프라이하이트에게 최근 몇 달 동안 칼슨과 메긴 켈리를 비판해온 계정들 상당수가 부통령과 대통령의 이란 전쟁 종식 합의에 거의 동시에 등을 돌렸다며, 당연히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야코비가 칼슨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약 1,200개 올렸다고 주장했다.
브루세위츠는 칼슨에게 야코비가 일부 게시물에 대해 돈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야코비가 칼슨이나 이란 전쟁 종식 합의를 비판하는 게시물에 대해 돈을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인정했다.
프라이하이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야코비가 칼슨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직업이냐는 식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야코비는 로우스토리에 자신이 일부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관련해 마케팅 대행사들로부터 돈을 받은 적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대행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칼슨을 비판하거나 이란 전쟁 종식 합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게시물과 관련해서는 어떤 단체로부터도 보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야코비는 브루세위츠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제기한 모든 비판이 사실은 브루세위츠 자신에게도 그대로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그것이 이번 사안의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브루세위츠는 칼슨의 방송에서 트럼프가 이란과의 전쟁을 계속하도록 압박하는 온라인 게시물 뒤에 외국 세력의 영향이 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보수 매체를 통해 친이스라엘 견해를 확산시키기 위해 트럼프 전 선거대책본부장에게 돈을 지급했다는 인터셉트의 기존 보도도 언급했다.
그러나 브루세위츠는 야코비가 그 캠페인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인정했다.
야코비는 로우스토리에 브루세위츠가 자신이 외국 단체로부터 돈을 받았는지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점이 흥미롭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국내외 어떤 정부로부터도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브루세위츠에게 세 차례 직접 말했다고 설명했다.
야코비는 브루세위츠가 명예훼손 소송을 당하지 않으려고 직접 단정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의혹만 던지는 것은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