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결과를 흔들기 위한 준비를 이미 마쳤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핵심 방식은 선거가 조작됐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앞세우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NBC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이 지지한 후보 스펜서 프랫이 로스앤젤레스 시장 예비선거에서 패하자, 해당 선거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곧바로 행정부 충성파들과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의 주장으로 번져 나갔다.
이달 초 벌어진 근거 없는 선거 사기 주장의 확산은 11월 3일 중간선거에서 다시 등장할 수 있는 혼란 전략의 예고편처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전국 의회 선거 결과에 따라 하원과 상원 다수당이 결정된다.
남부빈곤법센터 정보프로젝트의 캐럴 리바스 부국장은 이를 권위주의 정권이 꿈꿀 만한 선전 기계라고 표현했다.
캘리포니아 예비선거를 둘러싼 MAGA 진영의 메시지는 트럼프의 선거 부정 주장에 동조하는 인플루언서들과 행정부 관계자들이 11월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 흐름은 트럼프의 NBC 인터뷰가 방송된 지 몇 시간 만에 X에서 벌어진 대화에서도 드러났다.
로스앤젤레스 연방검사 빌 에세일리는 캘리포니아주가 유권자 명부에 대한 연방 감사를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캘리포니아의 유권자 등록 정책이 부정행위를 막을 충분한 안전장치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플루언서 닉 셜리는 에세일리에게 연방정부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왜 체포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셜리는 앞서 미니애폴리스의 소말리아계 어린이집 보조금 사기 의혹을 다룬 검증되지 않은 조사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해당 논란은 지난 1월 미니애폴리스 이민 단속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르네 굿과 알렉스 프레티가 사망했다.
에세일리는 의회가 자신들에게 그런 권한을 주지 않았다며, 현재 자신은 현행 연방법을 집행하는 데 제한돼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의회가 원한다면 관련 규칙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셜리는 에세일리에게 계속 일하라며, 의회가 나서야 한다고 호응했다.
리바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투표 관련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퍼뜨리고, 분노를 키우기 위해 인플루언서들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흐름이 2020년에 벌어진 자경단식 행동을 2026년에 다시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플루언서들이 대중 전체를 설득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소수의 강성 지지층을 강화하고, 그들을 더 극단적인 행동으로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행정부에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NBC 인터뷰는 보수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그는 인터뷰 도중 세트를 떠나는 장면으로도 주목받았다.
로우스토리가 확인한 결과, 지난해 백악관의 ‘안티파 원탁회의’와 이른바 ‘엡스타인 바인더’ 전달 행사에 초청됐던 인플루언서 9명은 트럼프 인터뷰가 방송된 6월 7일부터 10일까지 로스앤젤레스 시장 예비선거나 캘리포니아 선거와 관련해 X에 총 60건의 글을 올렸다.
그중 리즈 휠러는 6월 8일과 9일 두 차례 팟캐스트를 이 주제에 할애했다.
‘립스 오브 틱톡’ 계정 운영자 차야 라이칙은 캘리포니아에서는 불법 이민자들이 건강보험을 받고, 보험카드로 유권자 등록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에세일리의 주장과 맞닿아 있었다.
트럼프 충성파 하원의원 2명도 우파 매체 인터뷰에서 주장에 가세했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하원의원 랜디 파인은 사람들이 쓰레기통을 뒤져 투표용지를 찾아내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계속 우편으로 보낼 수 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끝나야 하며, 누군가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하원의원 바이런 도널즈도 인플루언서 베니 존슨이 올린 영상에서 캘리포니아 상황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스펜서 프랫이 선거 당일 밤 2위였는데 닷새 뒤 결선에서 밀려났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이 필요한 투표 수를 계산할 기회를 얻기 때문에 유권자 명부 정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인플루언서, 행정부 인사, 친트럼프 의원들이 제기한 주장 가운데 로스앤젤레스 예비선거 결과를 바꿀 만한 부정이나 조작의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뉴욕 남부지검장 제이 클레이턴도 캘리포니아 선거를 둘러싼 MAGA 메시지 확산에 참여했다. 그의 관할 구역은 캘리포니아와 반대편 해안에 있다.
클레이턴은 CNBC에서 선거 무결성 측면에서 미국이 매우 형편없는 일을 하고 있으며, 미국인들이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실제 부정행위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부정행위가 일어날 기회라는 표현을 꺼냈다.
나흘 뒤 트럼프 대통령은 클레이턴을 국가정보국장으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비판자들은 클레이턴이 근거 없는 선거 부정 의혹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향후 권한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당시 음모론자들은 국가정보국장이 외국 개입 판단을 내리면, 행정부가 개표 인증 절차에 개입할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고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티컬 인터넷 스터디스 인스티튜트의 선임연구원 스티븐 C. 레아는 트럼프 주변 일부 인사들이 베네수엘라, 중국, 이란 등이 2020년 선거를 훔쳤다는 서사를 믿거나, 적어도 그 서사를 유지하는 데 이해관계를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X에서 인플루언서들과 자주 상호작용하고 있다.
민권 담당 법무차관보 하밋 딜런은 지난 2025년 4월 취임 이후 주요 인플루언서의 게시물에 답하거나 이를 재게시한 사례가 최소 15건 확인됐다.
그는 캘리포니아와 여러 주를 상대로 유권자 명부 접근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딜런은 라이칙의 게시물에도 최소 세 차례 반응했다. 해당 게시물들은 오리건주의 한 도시, 뉴욕과 매사추세츠의 교육구가 백인을 차별했다는 주장이었다. 딜런은 민권국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답했다.
국토안보부의 데이비드 하빌리츠도 인플루언서들과 자주 온라인에서 교류하는 행정부 인사로 꼽힌다. 프로퍼블리카는 그의 역할을 투표기 등 선거 기반시설 보호 정책을 정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하빌리츠의 X 게시물은 노골적으로 당파적이다. 그는 6월 10일 게시물에서 2008년 11월 4일 오바마가 당선된 밤, 오바마가 세계주의적 인종 공산주의 혁명을 추진할 것이라고 주변에 경고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것이 반미국적이며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예비선거 이후 하빌리츠는 백악관에서 ‘엡스타인 바인더’를 받은 인플루언서 중 한 명인 마이크 서노비치의 글을 재게시했다.
서노비치는 캘리포니아 예비선거를 두고 정당한 선거라고 부르는 것은 소련 시대식 쓰레기라고 비난했다.
미국 선거제도에서 선거 관리는 주 정부의 책임이다. 그런데 하빌리츠가 공유한 6월 13일 게시물은 연방정부가 로스앤젤레스 시장 예비선거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트럼프가 법무부를 시장 선거에 투입해 문제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로퍼블리카가 인터뷰한 여러 공직자와 선거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할 경우, 트럼프가 다시 투표기를 장악하려 한다면 하빌리츠가 그 일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의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하빌리츠와 그의 팀이 투표기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원하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하빌리츠는 국토안보부가 모든 연방선거에서 투표기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로우스토리 검토 결과, 하빌리츠는 2025년 4월 이후 주요 인플루언서와 댓글 또는 재게시 방식으로 최소 23차례 상호작용했다.
하빌리츠가 로스앤젤레스 예비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했는지도 분명해 보인다. 그의 X 고정 게시물에는 퍼시픽 팰리세이즈 화재로 파괴된 자신의 집터에 서 있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 그는 그 사진에서 스펜서 프랫 캠페인 표지판을 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