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잇따른 구금에 항의해 로스앤젤레스 연방청사 차고 입구를 막은 시위자를 법 집행요원들이 연행하고 있다. 로이터/대니얼 콜
미 연방수사국(FBI)의 전직 간부가 트럼프 행정부가 로스앤젤레스의 평화적 시위대를 수사하도록 FBI를 압박했으며, 합법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음에도 그중 한 건의 수사는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NBC뉴스에 따르면 FBI 로스앤젤레스 지부의 전 감독정보분석관 질 필즈는 상원 법사위원회 지도부에 제출한 진정서에서 지난해 초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에 대한 연방정부의 대응이 시위대의 수정헌법 제1조 권리와 FBI 정책에 위배됐다고 주장했다.
필즈는 의회와 법무부 감찰관에게 이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당시 법무부 차관 대행이었던 에밀 보브는 FBI 로스앤젤레스 지부장에게 로스앤젤레스 연방청사 밖에서 벌어진 활동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필즈는 해당 활동이 헌법이 보호하는 표현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필즈는 또 백악관이 캐시 파텔 FBI 국장에게 확성기를 이용해 주민들에게 이민 단속을 알리고, 법적 권리를 설명하며, 판사가 서명한 영장이 없으면 문을 열지 말라고 권고한 시위대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필즈에 따르면 FBI 요원들은 이미 이들의 행동을 검토한 뒤 사건을 개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필즈 측 변호인들이 보낸 서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확성기를 든 시위대의 영상을 시청했다. 진정서에서 이름이 가려진 한 인물은 필즈에게 '대통령이 이 수사를 원한다'며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즈는 FBI 로스앤젤레스 지부가 진행 중인 카르텔 수사를 맡던 요원들까지 빼내 '보여주기'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한 상급자는 이를 '대통령을 위한 쇼를 만드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개인정보 보호와 시민의 자유 업무를 담당하던 FBI 고위 관계자도 이 수사에 우려를 나타냈으며, 이후 필즈에게 사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필즈 역시 자신이 맡고 있던 3개 프로그램의 책임자 자리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사임했다. 필즈는 이 조치가 보복이었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 대변인은 필즈의 진정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면서 폭력은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진정서가 다루는 내용은 비폭력 시위와 관련된 것이다.
법무부 대변인은 '법무부와 FBI는 연방법 위반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안을 수사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알렉스 파디야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은 이번 폭로가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또 다른 사례라고 주장했다.
파디야 의원은 NBC뉴스에 '합법성과 합헌성에 대한 의문과 우려가 있는데도 백악관의 정치적 압력 때문에 이런 수사가 얼마나 더 시작됐는가'라고 말했다.
파디야 의원은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과 파텔 FBI 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의혹이 '당신들의 지도 아래 법치주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며 '당신들이 의회에서 선서 후 한 증언'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FBI는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