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집착하는 것들이 많다. 자신이 추진하는 무도회장, 아치형 구조물, 리플렉팅 풀, 정적을 향한 보복 캠페인까지. 대충 어떤 식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쉬지 않고 반복되는 집착이 세 가지 있다. 기존 에어포스원을 깎아내리는 일,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를 공격하는 일, 그리고 유색인종을 모욕하는 일이다.
지난 일요일, 이 세 가지가 트루스소셜 게시물 하나에서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그 게시물에는 트럼프가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알아도 신경 쓰지 않는 모순까지 그대로 담겨 있었다.
상황은 이렇다. 트럼프는 새 에어포스원에 처음 탑승한 지 며칠 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가 기존 에어포스원에 오르는 모습을 담은 AI 조작 이미지를 올렸다.
이 새 항공기는 카타르가 미국에 제공한 4억 달러 규모의 보잉 747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을 위한 선물이라기보다 트럼프를 위한 선물처럼 보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는 존 F. 케네디 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푸른색 도색 대신, 자신의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색으로 항공기를 다시 칠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트럼프가 올린 조작 이미지 속 기존 에어포스원에는 낙서가 가득했다. ‘BLM’, ‘Yes We Can’, 그리고 ‘신께 찬미를’이라는 뜻의 아랍어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단순한 장난이나 풍자라고 넘기기 어려운 이미지였다.
오바마 부부를 더럽고, 낯설고, 위험한 존재처럼 보이게 하려는 정치적 메시지가 노골적으로 깔려 있었다.
이번 일이 우발적인 실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오바마 부부를 겨냥한 인종차별적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퍼뜨려왔다. 이번 게시물도 그 연장선에 있다.
지난 2월 트럼프는 오바마 부부를 영장류에 빗댄 이미지를 올렸다가 논란 끝에 삭제했다.
지난달에는 오바마 대통령 도서관 위에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처럼 조작된 사진을 공유했다. 트럼프가 올리는 게시물 자체가 정치적 쓰레기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버락 오바마가 자신보다 더 나은 남편이자 아버지, 대통령, 지도자, 그리고 인간으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이다. 트럼프에게는 그런 비교에서 내세울 만한 장점이 거의 없다.
이번 이미지에서 ‘BLM’과 아랍어 문구는 단순한 배경 장치가 아니었다. 유색인종과 무슬림을 무질서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보이게 만드는 암호처럼 쓰였다.
더 역겨운 모순은 여기서 나온다. 트럼프가 그토록 자랑하는 새 항공기는 걸프 지역의 무슬림 왕정국가인 카타르가 제공한 것이다.
카타르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무슬림 국가다. 트럼프는 그 나라가 제공한 초호화 항공기를 기꺼이 받아들였고, 자신의 취향대로 다시 칠한 뒤 의기양양하게 탑승했다.
하지만 오바마 부부를 외국적이고, 더럽고, 위험하며, 정통성이 없는 인물처럼 보이게 만들고 싶을 때는 같은 아랍어와 이슬람적 이미지를 혐오의 상징처럼 사용한다.
트럼프가 무슬림 국가 자체를 불편해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이익을 제공하고, 금빛 장식과 초호화 항공기, 자신의 이름이 붙은 건물을 안겨주는 무슬림 국가는 얼마든지 받아들인다.
그가 불편해하는 것은 이슬람이 자신의 정치적 적대자 곁에 있거나, 미국 교실에 있거나, 미국 사회의 평범한 공간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모습이다.
그때부터 트럼프는 그것을 위협적인 것으로 비틀어 사용한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의 이름을 말할 때도 중간 이름인 ‘후세인’을 굳이 끼워 넣는다. 이것은 오래된 방식이다.
오바마가 흑인 대통령이자 이름에서 외국적인 느낌이 나는 인물이라는 점을 계속 상기시키려는 정치적 습관이다.
트럼프는 최근 우샤 밴스 세컨드 레이디의 팟캐스트에서 어린이책을 읽던 중에도 오바마를 언급하며 같은 방식을 반복했다.
문제의 조작 이미지를 올리기 불과 몇 시간 전에는 또 다른 게시물을 공유했다.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한 공립학교에서 히잡을 쓴 흑인 무슬림 유치원생들이 졸업을 축하하는 영상이었다.
아이들의 얼굴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트럼프가 공유한 게시물에는 공립학교 유치원에서 모든 여자아이가 히잡을 쓰고 있다는 식의 우파 계정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 아래 달린 MAGA 지지자들의 반응은 더 끔찍했다. 일부 댓글은 다섯 살 아이들을 추방해야 한다고 했고, 어린이들이 착용한 종교적 의복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이번 논란은 단순히 에어포스원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이 아니다. 오바마 부부에 대한 조롱만도 아니다. 미네소타 유치원의 히잡 문제만도 아니다.
핵심은 트럼프가 누구를 정당한 미국인으로 인정하고, 누구를 조롱과 낙인의 대상으로 삼는지에 있다.
막대한 돈과 선물을 제공하는 무슬림 왕정국가는 트럼프의 환대를 받는다. 반면 오바마 전 대통령 가족이나 학교 사진 속 무슬림 어린이들은 지지자들의 인종차별적 분노를 자극하는 소재가 된다.
트럼프는 화요일 무슬림이 다수인 NATO 동맹국 튀르키예에 도착했다. 그가 자랑해온 새 항공기를 타고서였다. 이 아이러니를 트럼프가 이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까지 그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트럼프는 오바마의 인격이나 위상에 결코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 공격을 위해 무슬림 어린이들까지 위험한 상징으로 소비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인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