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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회사에 2조 7600억 투자한다고 해서’.. 트럼프가 사우디에 원자력을 열어줬다

레이 리치몬드 | 2026.07.27

2026년 7월 1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측 현관 보수 공사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아론
2026년 7월 11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측 현관 보수 공사를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아론

전쟁의 공포가 우리 문앞까지 들이닥쳤던 끔찍한 그날, 9/11 테러 25주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당시 4대의 여객기를 납치해 치명적인 참극을 일으켰던 테러범 19명 중 15명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자였다는 사실은 여전히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물론 이것이 곧 사우디 왕실이 테러에 직접 가담했다는 의미는 아니며, 9/11 조사위원회 역시 사우디 정부가 고의로 테러 자금을 지원하거나 지시했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의구심은 남는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오랫동안 갈망해 온 민간 원자력 프로그램 제공을 골자로 하는 30년짜리 대규모 계약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이 계약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사우디의 원자력 인프라 개발을 독점하게 된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핵연료가 무기화되지 않도록 감시하고 사찰해야 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개입조차 필수가 아니다.

이것이 끔찍한 발상으로 들린다면, 실제로도 그렇기 때문이다.

불량 국가를 통제할 감시 장치조차 없다니, 모든 것이 잘못될 가능성 말고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물론 돈은 힘이 세고, 석유 부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그 힘을 넘치도록 가지고 있다.

트럼프가 이해하는 유일한 언어는 돈이며, 이번 계약은 원자력 기술 분야의 미국 기업들에게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안겨줄 것이다.

물론 이번 계약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자신들도 핵무기를 만들겠다고 공언해 온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MBS)에게는 거대한 승리다.

트럼프가 이란의 핵 개발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전쟁을 불사해 온 것을 고려하면, 빈 살만의 논리에 반박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과 사우디가 보유하는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바로 수십억 달러의 돈이다.

사우디와의 이번 계약은 사실상 당분간 중동 지역에서 핵 확산 방지가 물 건너갔음을 보증하는 셈이다.

다시 빈 살만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그는 이번 거래의 핵심이며, 트럼프와의 관계가 그 중심에 있다.

트럼프는 사실상 그를 살아 움직이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보고 있다.

트럼프는 그가 가진 막대한 부를 생각하면 그가 살인마라는 사실쯤은 눈감아줄 용의가 있는 듯하다.

8년 전, 사우디 출신의 반체제 언론인이자 작가, 칼럼니스트였던 자말 카슈끄지가 결혼 서류를 받기 위해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갔다.

그는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암살당했고 뼈를 자르는 톱으로 토막 났다.

사우디 정부를 비판한 카슈끄지를 살해하라는 작전을 빈 살만이 승인했다는 의혹이 쏟아졌다.

빈 살만은 연루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건이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 오점을 남길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평가는 틀렸다.

트럼프는 언론인을 토막 낸 사람을 낮게 평가하기는커녕, 오히려 기자 회견에서 빈 살만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다른 언론인들을 깎아내리기까지 했다.

2025년 트럼프가 리야드를 방문해 빈 살만 옆에 섰을 때, 그는 활짝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가 정말 좋다. 너무나 좋다.”

사실 우리 모두는 트럼프가 잔혹한 지도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 그들은 트럼프의 사람들이다. 그의 찬사는 끝이 없다.

또한 트럼프가 원자력 협정 같은 사소한 문제로 자신의 '친구'를 심각하게 추궁하기에는 걸려 있는 돈이 너무 많다.

그는 말 그대로 세계의 안전을 팔아넘기고 있다. 사우디 왕실과의 관계가 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에게 얼마나 큰 이득을 가져다주었는지 보라.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는 쿠슈너의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파트너스'에 20억 달러(약 2조 7600억 원)를 투자했다.

쿠슈너는 이것이 개인적인 대가가 아니라 펀드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지만, 그 펀드 자체가 바로 그 자신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는 어피니티의 소유주이며, 회사는 운용 수수료를 챙긴다.

상원 조사관들은 2024년까지 어피니티가 사우디 정부로부터 약 8700만 달러(약 1200억 원)의 수수료를 챙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심지어 지난 3월, 중동 특사로 활동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쿠슈너는 여가 시간에 PIF 관계자들을 만나 어피니티를 위해 50억 달러(약 6조 9000억 원)를 추가로 모금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PIF의 수장이 빈 살만이라는 사실을 굳이 언급해야 할까?

따라서 이번 원자력 협정이 정실 인사와 뇌물로 얼룩져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해 상충은 명백하며 그 규모도 방대하다.

가족의 돈 수십억 달러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일가가 사우디의 핵 개발 저지나 사찰 문제 따위를 걱정할 것이라고 보는가?

그들의 목표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말이다.

이것이 바로 부정부패가 어떻게 세상을 위험에 빠뜨리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이는 개인적인 책임을 훨씬 넘어선다.

사우디 왕실이 핵무기 제조를 위해 자체적으로 핵연료를 농축하지 못하게 막는 유일한 장치는 그들 자신의 약속뿐이다.

우리가 정말로 사우디 에너지부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 약속을 믿어야 하는가?

그 약속은 트럼프가 하는 말만큼이나 신뢰도가 낮으며, 사실상 0에 가깝다.

다시 말하지만, 이 부패한 행정부가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차갑고 딱딱한 현금으로 귀결된다.

트럼프와 그의 가족이 이미 수십억 달러를 챙겼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 내 생각에 그것은 터무니없이 보수적인 추정치다.

사실 그의 대통령 임기가 끝날 무렵이면 그 이익은 수백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트럼프가 오직 자신만을 생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는 분명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여든 살이다. 미래의 핵폭탄을 왜 내가 걱정해야 하지? 내가 죽고 나면 그만인데, 세상이 백만 번 폭발하든 나랑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 점이 바로 우리 모두를 진정으로 공포에 떨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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