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권자 정보 유출 사건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선거 장악 시도와 닮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를 민주주의 제도를 겨냥한 조직적이고 국경을 넘나드는 공격으로 보고 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는 극우 분리주의 성향과 연관 단체 ‘센추리언 프로젝트’가 약 290만 명의 유권자 이름, 자택 주소, 연락처가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불법으로 확보했다.
해당 조직의 핵심 인물은 이 작전에 사용된 소프트웨어가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에 직접 소개된 적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법무부가 유권자 등록 명부 제출을 거부한 30개 주와 워싱턴 D.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유권자 권리 보호 단체들은 이 캠페인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유권자 명부 삭제를 위한 토대를 다지는 작업이라고 지적한다. 캐나다 안보 당국자들도 두 사건의 유사성을 주목하고 있다.
앨버타에서 캐나다 연방경찰의 연방 치안 프로그램 범죄정보 전 책임 패트릭 레녹스는 “데이터는 현대 정치에서 매우 강력한 힘이며, 특히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다시 권력을 잡은 이후 민주주의가 훼손돼, 이것을 합법적인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있을 지 의문”이고 했다.
센추리온 프로젝트의 핵심 설계자인 데이비드 파커는 터커 칼슨을 포함한 MAGA 활동가와 극우 인사들과 연계된 것으로 기록된 베테랑 정치 조직가다.
그는 과거 앨버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으며, 그가 사용한 유권자 타깃팅 앱의 기반 소프트웨어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국 기업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앨버타 기반 언론인 젠 거슨은 “파커는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인 정치 조직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가 하려던 일은 디지털 풀뿌리 조직 도구를 만드는 것이었고, 겉으로만 보면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센추리온 프로젝트 기반 앱에 데이터를 채우기 위해 그는 데이터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유출로 알버타 유권자 데이터가 이미 미국의 데이터 브로커들에게 넘어갔을 가능성을 경고한다.
미국의 개인정보 보호 기준은 캐나다보다 훨씬 느슨한 만큼, 외국 세력이 이 정보를 별다른 처벌 위험 없이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앨버타 분리주의 운동에 대한 지지도 공개적으로 시사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해 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전에도 학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문제 삼는 담론이 급증했음을 기록한 바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와 동일한 언어가 이제 캐나다를 향해 구사되고 있다고 말한다.
레지나대학교의 브라이언 맥퀸은 "미국은 우리가 최대한 약해지길 바란다. 무역이든, 어떤 방식이든 우리를 약화시키는 데 있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